역사와 과학은 얼핏 보면 각각 인문 분야와 과학 분야로 서로 다른 학문분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는 항상 과학이 얽혀 있었고, 과학도 역사적 맥락 속에서 활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매우 밀착적인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과학 중에서도 특히 화학을 역사 중에서도 전쟁사와 연결한 책이 출판되어 소개합니다.
바로 인생명강 시리즈 중 하나인 <곽재식의 속절없이 빠져드는 화학전쟁사>입니다.
역사는 전쟁을 기점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고, 그 전쟁의 승패는 화학이 갈랐다는 주장이 재미있습니다.
또 화학은 일반적으로 과학의 시대가 아니라고 여겨지는 고대와 중세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정말 역사 공부와 과학 공부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차례도 제 마음에는 쏙 들었습니다.
삼국시대의 통일 시기를 비롯하여, 제가 가장 좋아하는 후삼국시대, 려말선초, 개화기까지 흥미로운 시기들의 전쟁이야기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화학과 전쟁을 어떻게 버무렸는지 한 가지 예시를 들자면, 이성계의 위화도회군 당시에 4불가론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왜 지금 요동정벌을 취소하고 회군해야 하는지 4가지 이유를 들어 표현한 것입니다.
그 4가지 이유 중 마지막 이유는 '장마철이라 활의 교가 풀어질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활의 교란 활에 사용되는 접착제인데, 이 접착제의 주 성분인 단백질이 열에 의해서 어떻게 변화하고 접착력을 갖게 되는지를 화학반응을 통하여 설명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습기가 높을 때에 접착력이 약해지는 것은 맞으나, 현대에도 장마철에 활쏘기를 하는 만큼, 전쟁을 못할 정도의 이유였는지는 의문이 남는다는 해설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사람은 강한 힘을 순간적으로 내는 데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꾸준하게 힘을 내면서 따라가는 지구력에 있어서는 그 어떤 동물보다 강하다.
사람이 어떻게 다른 동물들보다 지구에서 훌륭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작가의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람이 다른 동물에 비해 신체적인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구력이라는 귀한 능력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구력을 잘 기르고, 발휘하여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화학과 전쟁사를 비빔밥처럼 조화롭게 섞은 <곽재식의 속절없이 빠져드는 화학전쟁사>였습니다.
'문화생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추천] 가족 감동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아빠> (0) | 2024.02.13 |
---|---|
[북리뷰] 공부 동기부여, 단단한 마음의 실마리 <걷지 못해도 나는 날마다 일어선다> (2) | 2024.02.09 |
서울대학교 직소퍼즐 500PCS(정문 낮 전경) 직접 맞춰 본 후기 (0) | 2024.01.28 |
[어린이 뮤지컬 추천] 본격 경제 교육 뮤지컬 <내 친구 워렌 버핏> (2) | 2024.01.27 |
[대학로 연극 후기] 비루한 상류층에 대한 풍자, <포쉬> (0) | 2023.12.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