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Intro
현재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글쓴이의 독서 경험이 담긴 책이다. 어린이 시절부터 수험생 시절, 대학생, 고시생, 직장인 때까지의 독서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글쓴이와 함께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술술 읽을 수 있다. 전반적인 문체가 가볍고 유쾌해서 사회와 관련된 꽤나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 꼭지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 작가 문유석(1969) : 서울대학교 법학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법률가이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한 판사 출신 작가. 저서 중 판사가 주인공인 소설 『미스 함부라비』(2016)가 JTBC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개인주의자 선언』(2015), 『판사유감』(2019) 등의 대표 저서가 있다. 최근에는 판사 옷을 벗고 전업 작가가 되어 역시 드라마로 방영된 『악마판사』(2021)을 집필하였다. 독서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작품 곳곳에 페미니즘과 반 전체주의적 성향이 묻어난다.
2. 내용 Contents
어린 시절 친구집 책꽂이 책을 읽던 경험부터 고시생 시절 만화방에서 하루 종일 만화책을 읽었던 경험, 판사가 된 후 직장에서 독서모임에 참여했던 경험 등 작가의 독서경험에 따라 내용이 구성된다. 또 그때그때의 상황을 통해 작가의 독서 철학이나 사회에 대한 생각을 녹여냈다. 글쓴이가 독서를 취미로 하는 독자로서 어떤 글을 좋아하는지 드러난다. 또한, 동시에 작가로서 어떤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지도 어렴풋이 나타난다.
3. 생각해볼 점 Things to think about
1) '편식독서'는 나쁜 것인가 : 글쓴이는 자신이 편식 독서를 한다고 말한다. 사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개인의 선호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의 종류가 있을 것이고 읽기 싫은 책의 종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독도서'라는 흔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으로는 좋은 책과 나쁜 책을 분류하는 어떤 틀이 존재하고 좋은 책을 읽기를 암묵적으로 권유한다. 그러나 필독도서가 아니더라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좋은 독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2) 그럴싸한 표현들의 허상 : 주변에서 글이든 말이든 어려운 표현을 잔뜩 섞어 쓰는 사람들을 왕왕 볼 수 있다. '~하는 지점', '명징' 등 특이하게도 공통적으로 쓰는 표현들이 정해져 있으며, 흔하게 한나 아렌트를 인용한다. 하지만 말이나 글의 본질은 본인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다. 어디선가 본 저런 표현들을 남용하는 것은 화자의 뜻을 왜곡하기 쉬우며 의사소통에 불편함을 초래할 것이다.
3)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 : 사람들은 흔히 죽기 전에 남극에 가보고 싶다거나 오로라를 보고 싶다고 하는 등 크고 강렬한 경험을 소원한다. 하지만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에 좌우된다. 나 역시도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거나 팔라우에 여행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런다고 과연 삶이 행복해질까. 매일 좋아하는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나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아닐까.
4. 책 속 한 구절 Quotations
OOO씨는 에이스가... 아니었습니다!
: (초창기) 무한도전에서 누군가가 도전에 실패한 후 고정적으로 나오는 대사다. 에이스는 과연 좋은 것일까. 사회의 틀에 잘 따르고 매번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이 에이스라면 에이스가 아닌 사람이 더 무지개 빛깔로 빛나는 사람이 아닐까. 그리고 누군가 에이스가 아니면 또 어떤가, 이어서 도전할 다음 사람이 있는 것을.
난 하루키 별로야.
: 언제부턴가 책 좀 읽는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모범답안처럼 여겨지는 표현이라고 한다. '나는 베스트셀러 잘 안 읽어'와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다. 하루키는 널리 잘 읽히지만 나는 그것 이상의 안목과 취향이 있다는 것.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하루키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왜 좋아하는지 100% 설명할 수는 없는 무언가가 있지만, 하루키의 책을 읽는 것이 '쾌락독서'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5. 끝내며 Outro
글쓴이의 생각을 독서라는 취미와 잘 엮어낸 에세이. 나의 독서 경험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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